제 목 : 먼저 간 한국 원로 추모 日 원로의 따뜻한 무대
먼저 간 한국 원로 추모 日 원로의 따뜻한 무대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모차르트홀에서 운파 임원식 4주기 추모공연이 열립니다. 운파는 식민지시대에 태어나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 줄리어드에서 수학한 한국 클래식 음악의 선구자입니다. 1945년 하얼빈 교향악단 지휘로 데뷔, 46년 한국 최초의 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 단 상임 지휘자로 활약했으며 56년 국립 교향악단(현 KBS교향악 단)을 창설, 15년간 상임 지휘자로 활약하는 등 한국음악의 모든 것에서 첫번째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NHK교향악단을 비 롯해 도쿄필,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하이델베르크, 레 닌그라드필 , 모스크바필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지휘했습니다. 2002년 8월26일 83세로 숨지기 두달 전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평 화콘서트를 지휘 할 정도로 예술에 대한 정열이 남달랐습니다. 그의 업적은 음악활동보다 교육에서 더욱 빛났습니다. 1953년 전 쟁으로 어수선한 속에서 서울예고를 창설하고 이화여대, 서울대, 경희대, 추계예대에서 후학들을 길 러내 오늘날 ‘클래식 음악 강국’ 한국을 만드는 데 기초를 닦았지요. 운파의 서거 이후 매년 계속되는 추모공연이지만 이번 추모공연 은 NHK교향악단 명예종신지휘자인 일본의 원로 음악가 도야마 유 조(戶山雄三)가 주도, 눈길을 끕니 다. 도야마는 무대 뒤 연습실 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운파의 영정을 놓고 연습할 정 도로 운파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지극합니다. 운파가 영면하기 두달 전 3번 이나 바 다를 건너 문병하고, 장례식에서는 애끓는 조사로 주변의 눈시울을 붉히게도 했습 니다. 레퍼토리는 추모음악이라고 하기에는 좀 즐거운 브람스의 ‘사랑 의 노래 왈츠 모음’ 입니다. 모두 18개의 왈츠음악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연주자가 많이 필요해 좋기 는 하지만 무대에 잘 오르 지 않는 작품입니다. 알토인 도야마의 아내 다케다 미카 와 소프라노 니시자와 치주라, 한국의 테너 조성환, 바리톤 박흥우씨가 참여합니다. 서울대 음대 신수정 학장이 도야마와 함께 피아노 연주를 합니다 . 도야마와 신 학 장은 이 곡 외에 거쉰과 풀랑의 신나는 곡을 연 탄합니다. 또 연세대 음대 이경숙 학 장의 반주로 박흥우씨가 운 파의 곡 ‘아무도 모르라고’를 연주합니다. 참 의미있는 레퍼토리들입니다. 죽으면 잊어지기 마련인데 먼저 간 원로를 추모하는 원로들의 무 대가 따뜻합니다. 죽음의 무거움을 털어버리는 경쾌한 레퍼토리 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 보다도 정치적으로 상당히 소원해진 한·일관계에서 꿋꿋하게 문화의 가교를 세워, 공감대 를 확대하고 있는 원로들의 시공을 초월한 우정이 참 의미있어 보입니다. 02-3472-8222 [문화일보 2006-08-23 16:35]